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이른 새벽, 도량 곳곳을 살피는 발걸음 사이에 작고

 푸른 생명들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곧 도량에 들꽃들이 가득 피어나,

초록으로 새 옷 입은 나무들과 어울림을 자랑하면 아이들의 웃음꽃처럼 봄이 피어나겠지요.

봄을 맞이한다는 기쁨과 추운 겨울을 무사히 보냈다는

홀가분함이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거 같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심신을 달래고 봄 기운도 느껴보실 겸 흥천사에 오셔서

마음과 몸을 좀 쉬어 가셔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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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과 함께 부처님 자비를 나누고 실천하는 흥천사도 봄 맞이 도량정비와 함께,

부처님오신날 준비로 조금은 분주해질 것 같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오셔서 함께 울력에 동참해 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얼마 전 종단에서는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 라는

불기2562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를 발표했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이 지혜와 자비입니다. 지혜 없는 자비는 위선과 자기만족에 그칠 수 있고,

자비 없는 지혜는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지혜와 자비를 함께 갖추고 세상을 살아간다면 내 삶은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법신 부처님이야 시공을 초월해서 오고 감이 없으시고 아니 계신 곳이 없으시지만,

특별히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이유는 진리의 화신으로 삼계의 영원한 스승이신 부처님께서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신 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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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성스럽고 거룩한 날을 축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행여 법당의 좋은 자리에 연등을 올려 복을 바라고,

관불의식으로 자신의 업장이 소멸되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겠지요.

부처님 은혜는 시방법계를 가득 채우고도 부족함이 없는데 이런 작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부르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연등에 불을 밝히면서 자신의 마음자리를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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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정진과 자비행으로 자신의 업장을 소멸하고 공덕을 지어 깨달음을 얻고,

이웃과 함께 나누는 정토를 일구는 데 힘을 모으는 일이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흥천사 가족들의 참된 마음이기를 발원합니다.
내 마음이, 내 몸이, 내 입이, 밝음과 향기를 간직하고 적극 실천하여,

이웃과 세상이 밝고 향기롭게 변하게 된다면 부처님께 올리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일신(一身)이 청정(淸淨)하면 다신(多身)이 청정(淸淨) 하듯

흥천사 가족들이 밝힌 하나의 등불이 일체국토를 밝히는 법등(法燈)이 될 것임을 믿습니다.